거듭되는 일격에도 지칠 줄 모르고 받아내고야 마는 은비의 위력에 혜원은 여간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러다간 채연을 지키기는커녕 지신의 신변까지도 위협되는 상황이였다. 혜원은 은비의 약점이 될만한 것을 눈으로 찾다가 좀 전에 뿌리 안에 가둬 놓았던 젊은 남자가 보이자 지친 척 숨을 고르다가 남자를 향해 냅다달려 비녀로 나무뿌리를 단숨에 잘라내자 몸이 ...
나코의 말에 밖으로 사쿠라와 혜원 채연은 동쪽 숲의 맨끝으로 뛰기 시작했다. 아니나다를까 전기톱을 켜는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가장 바깥쪽에 자리 잡은 느티나무들이 한 그루씩 베어지고 있었다. 믿을 수 없는 광경에 사쿠라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버리고 아무 손도 쓸수 없은 나머지 정령들 또한 발을 동동 굴리고만 있었다. 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채연은 나무를 베...
오늘 따라 더욱 스산하게 느껴지는 동쪽 숲을 따라 거닐며 채연은 생각에 잠겼다. ‘이곳에 만약에 머문다면... ...’ 이때껏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것을 민주의 눈물을 보고는 불연 듯 사쿠라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고개를 흔들어 대며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생각을 떨쳐버리고는 앞을 바라보자 흔한 달빛 조차 없는 밤에 홀로 문밖에 나와 서성이는 사쿠라가 보였다....
은비가 민주와 채연을 초대했다는 말이 맞긴 한지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때와 다르게 제법 화려하게 꾸며놓은 홀에 갖갖이 음식이 차려져 있는 식탁에는 화려한 촛대와 꽃으로 한 것 꾸며 놓았다. 식탁의 정 중앙에 먼저 자리잡고 있던 은비는 빈자리를 손으로 가리키며 앉으라고 권했다. “역시 옷이 날개라더니 그렇게 입고 있으니 눈부시게 아름답군요 채연?” 채연 역시 ...
천장으로부터 비춰오는 아침햇살을 맞으며 1인용이긴 하지만 그리 좁지 않은 침대에서 사쿠라와 채연은 단잠에서 깨어났다. 처음 잠들기 전 채연에게 닿지 않으려고 무진장 애를 쓴 것이 무색할만큼 며칠이 지난 지금은 자연스럽게 서로를 부둥켜 안으며 눈을 뜬 사쿠라는 ‘굿모닝’하며 씽긋 웃는 채연에 자신의 허리에 가있는 채연의 손을 떨어뜨리며 눈을 흘겼다. “아!!...
숲으로 12 나무구멍에 엉덩이가 낀 혜원을 구출하고 난 뒤 넷은 예정대로 유리의 집을 방문했다. 채연의 손에 들인 음식을 보고 감격을 한 예나는 채연을 얼싸안고 볼에 뽀뽀를 쪽쪽 소리나도록 하기 시작하자 민주의 시선이 예나에게 곱지 않게 박혀왔고 혜원은 자신의 알람을 살펴보고는 민주에게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이번에도 안 울렸어 어쩌냐? 민주야 쯧쯧” 혜...
어김없이 아침임을 알려주는 눈부신 햇살이 어제의 한바탕 비와의 전쟁을 치룬 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침대와 소파 바닥에 널부러저 잠이든 민주와 객식구를 들을 피추었다. 정작 집주인인 민주는 제 침대를 빼앗기고 바닥에서 잠든 까닭에 온몸 여기 저기 안아픈 곳이 없어 아침 밥을 먹으며 연신 허리를 두둘기며 말했다. “더 이상은 이렇게 같이 살 순 없어요” 민...
혜원은 지금 묘하게 꼬여버린 관계의 셋을 번가라 보고 한숨을 쉬었다. ‘삼각이라니 어찌 34년이나 안보이던 배필감이 둘이 한꺼번에 나타 난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네 아휴 머리야 내 제 애미를 만나면 꼭 하소연을 할태다.’ 사쿠라의 먹는 모습을 눈에 꿀 떨어지듯 바라보고 있는 채연과 그런 채연을 슬픈 눈으로 바라보고있는 민주를 보며 혜원이 끌끌 혀를 차고 있...
벌써 삼일이 지났지만 배가 내리지 않자 민주와 채연 그리고 혜원은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목련의 정령이기에 목련의 나무 잎사귀가 서서히 말라감을 느낀 민주는 이제는 가만히 앉아있지도 못하고 집안을 이리저리 서성이기 시작하다 어제부터 물 한 목음 먹지 못한 사쿠라가 걱정이 되 서둘러 요기 거리를 챙겨 집을 나섰다. 그때 또 다시 어디선가 ‘피용’하는 소리를 내...
예나는 제방 보다 더 큰 탕에서 노곤해지는 기분에 눈이 살짝 감겨주는 듯하더니 문이 열리는 소리에 놀라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문 쪽을 주시했다. 은비가 다가와 몸에 걸쳤던 가운을 벗고 알몸으로 탕 안으로 들어와 예나에게 유혹하듯 다가갔다. 같은 여자임에도 너무나 육감적인 자태에 눈을 돌릴 수가 없었던 예나의 놀라움과 의문스러움에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온 귀여...
오늘만 나흘째 매번 오빠를 찾아 동네 술집이란 술집 다 찾아다닌 예나는 화가 날 법도 한데 불평한 마디 없이 초가을 밤 제법 쌀쌀한 기운에도 이마에 송글 송글 땀까지 흘리며 뛰어다니고 있었다. 부러 찾기 힘들게 하려는지 매번 다른 집을 가는 오빠가 밉지도 않은지 찾았던 술집을 하나하나 꼽아가며 골목을 누빈지 한 시간쯤 지났을 때 어쩐지 처음 본 것 같은 술...
날이 밝자 민주와 채연은 삽을 들고 오지 않겠다고 발버둥을 치는 혜원을 끌고 모두들 땅을 파는 곳으로가 정령들과 함께 땅을 파기 시작했다. 부잣집 철모르는 아가씨같은 겉 모습과는 다르게 묵묵히 삽으로 땅을 쿡쿡 찍어 땅을 다진 뒤 흙을 능숙하게 퍼올리는 채연이 민주는 오늘따라 다르게 보여 조금 놀랐다. “채연 이런 일도 할 줄 아는 줄은 몰랐네요 사람이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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