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는 꼬박 일주일을 앓았다. 유리의 칼에 쥐의 피와 오물로 인해 감염이 되었던 것이었다. 조금만 늦었어도 목숨이 위험했을 거라는 치료사의 말에 유리는 그 자리에서 쓰러져 유리 역시 며칠을 앓았다. 이곳 페트라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고 채연은 그녀의 약혼자라는 이유로 이곳을 다스려야만 했다. 하지만 이곳은 생각보다 체계 잡혀있지 않아 유리의 공백은 사실...
눈을 뜬 채연은 침대에 누워있는 지신과 옆을 지키고 있는 혜원을 발견했다. “혜원” 채연의 부름에 얼른 침대에 걸터 앉아 채연의 얼굴을 쓸며 다정하게 말했다. “깼어? 도대제 얼마나 못 잔거야? 채원이 진찰을 해보더니 아마도 오랫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잔거 같다고... ... 유리 때문인거야? 아님 은비가 걱정이 되어서?“ 유리라는 말에 채연은 혜원에게 꼭...
혜원은 채원을 보자 채연의 앞을 막아서며 경계를 하기 시작했지만 채원은 신경조차 쓰지 않으며 채연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어 목례를 한 다음 입을 열었다. “제가 오늘 이곳에 온 까닭은 여왕님의 전갈을 전해 드리기 위해서 입니다.“ “언니가요? 무슨?” “여왕님께서 비밀리에 공주님을 뵙고 싶어 하십니다.” 그말을 듣고 있던 혜원은 채원에게 싸늘하게 물었다. “...
채연은 기쁜맘에 달려가 혜원을 꼭 안으려다 어깨서 부터 복부까지 감겨있는 붕대를 발견하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두팔이 허공을 헤메고 있을 때 혜원이 두 팔을 뻗어 채연을 품안에 가두었다. “!” 채연은 깜짝 놀아 동그래진 눈으로 혜원을 올려다 보았다. 어린 시절부터 혜원은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는 일이 없었다. 늘 화를 내는 것도 좋아서 실실대는 것도 천...
아침을 알리는 햇빛과 함께 채연은 눈을 떠 팔과 다리를 쭉 늘리며 기지개를 폈다. 발바닥에 스치는 질좋은 면의 감촉과 푹신한 침대는 좀더 자고 싶은 충동을 일으킬정도로 안락해 요 며칠간의 생활에 몸이 놀랍도록 젖어들었다.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 아마도 유리의 취향대로 구해놓았을 연분홍빛 드레스를 입고 한껸에 놓아두었던 자신의 워커가 눈에 들어와 무심코 신어봤...
그들은 말을 타고 밤새 이동했다. 중상을입은 혜원 탓에 빨리 달릴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채연은 지나온 길을 바라보며 그 어떤 차나 바이크 보다 과연 말이 이 길에는 제일 적합한 이동수단이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말이 갑자기 멈추고 그들의 앞에는 깍아지른듯한 바위산들이 양쪽이 서있는 말 두어필 만이 간신히 지나갈 듯한 골짜기로 들어갔다. 그야말로 자연이 ...
실내가 춥지 않음에도 예나는 종일 덜덜 떨고 있는 채연을 위해 벽난로에 불을 지피고 따뜻한 차를 내오는 배려도 잊지 않았지만 채연은 차에는 입도 대지 않은채 몸을 둥크리고 의자에 불안한 모양으로 앉아있었다. 맞은 편에 앉아 있던 예나도 덩다라 불안해지느 것 같아 찻잔을 채연에게 더욱 가까이 밀어주며 진정하라고 말하려는 순간 방문이 열리고 의사선생님이 나왔다...
소독 냄새와 함께 눈을 뜬 채연은 온통 흰색으로 칠해져 있는 벽과 천장에 속이 울렁거리고 금방이라도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곳은 바로 히토미가 죽은 곳이었다. 채연은 꿈에서라도 떠올리기 싫은 곳이기에 벌떡일어서려 했지만 도무지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놈들이 뭔가를 채연의 몸속에 주입한 모양이었다. 몽롱한 정신으로 묵어놓은 손을 풀어보려 바둥대...
온 종일 많은 일들로 인해 몹시 피곤했는지 잠이 들어버린 채연을 침대에 고이 눕히고 이불을 조심스럽게 덮어준 혜원은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이곳으로 오는 내내 울어서 퉁퉁 부어버린 두눈을 살며시 쓰다듬으려던 손을 거두었다. 그때 마침 예나(지금 여기는 예나의 집이다.)가 잠옷을 입고 들어와 아무렇지 않은 듯 채연이 잠들어 있는 침대로 슬며시 기어들어가려 했다...
아직 은비조차 깨어나지 못한 이른 아침부터 채연은 빈 배낭을 짊어지고 밖을 나가 여기저기를 두리번 거리며 은비가 깨지 않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혜원 혜원!" "뭐야? 이젠 대놓고 날 부르는 거야?" 가까이에 있을거란 채연의 예상대로 혜원이 검은 망토를 걸치고 부스스한 얼굴에 하품을 하며 나타나 퉁명스럽게 말했다. "어차피 혜원은 나에게 정체를 들켜버렸...
오늘 저녁엔 반드시 히토미를 지상에 데려갈 것이다. 하지만 먼저 비록 원로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공주일지라도 일주일에 한번 원로들을 만나 궁의 법도를 배우는 따분한 교육을 하는 것을 게을리 할 수는 없었다. 국왕인 아바마마는 몇 년 전부터 병환으로 인해 채연의 어머니와 함께 수정궁에 있지 못했다. 천궁의 최고라는 의사들과 함께 정궁에 있었기 때문이다. 뭐 ...
채연이 꼬물 꼬물 거리며 환풍구를 나오려고 하자 소녀는 허리깨에 있던 이불을 자신의 턱 밑까지 끌어 올리고는 잔득 경계하는 눈초리로 물었다. "너? 어떻게 여기 들어온 거야?" "말하자면 좀 길어 넌 왜 우는 건데?" 채연은 소녀의 가까이 오지 말라는 무언의 눈빛이 보이지도 않는지 아무렇지도 않게 환풍구를 기어 나와 옷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어내며 소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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